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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숯불구이
노을빛 하늘 아래 나무와 푸른 능이 펼쳐진 경주 대릉원

경주에 맛집이 없다구요?

고객님께 드리는 글마장동숯불구이 경주본점 · 황성점
글 읽기 경주, 대릉원

마장동숯불구이를 찾아주시는 고객님께

마장동숯불구이의 시작은 1983년 경주중앙시장의 작은 식육점이었습니다.

좋은 고기를 고르고, 직접 손질해 손님께 내어드리던 어머니의 일이 2005년 성건동의 마장동숯불구이 경주본점으로 이어졌고, 2019년에는 황성동에 황성점을 열었습니다.

지금은 성건동과 황성동, 두 곳에서 가족이 함께 마장동숯불구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온 것은 특별한 비법보다 기본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고기는 직접 살펴 고르고 손질합니다.

양념과 반찬도 가능한 한 저희 손으로 직접 준비합니다.

조금 더 손이 가더라도 저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재료를 고르고, 한 접시의 고기와 반찬을 준비합니다. 처음 가게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키고 싶은 마음입니다.


가게를 오래 하다 보면 음식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생깁니다.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아왔던 손님이 시간이 지나 자신의 배우자와 아이를 데리고 다시 찾아오기도 합니다.

유모차를 타고 왔던 갓난아이가 어느새 훌쩍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두 분이 찾아오셨던 부부가 어느 날 세 식구가 되어 다시 오시고, 가족 외식을 하러 왔던 아이가 자라 친구들과 함께 찾아오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출산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음식이 저희 마장동숯불구이였다고, 출산 전 마지막 외식으로 가게를 찾아주셨던 소중한 손님도 계셨습니다.

몇 년째 한결같이 찾아주시는 분도 계시고, 남편의 단골집이 어느새 부부가 함께 저녁을 먹는 곳이 되기도 합니다. 친구에게 소개받아 오셨던 손님이 다음에는 또 다른 친구의 손을 잡고 찾아주시기도 합니다.

저희에게는 그런 순간들이 참 고맙습니다.

한 번의 식사로 끝나는 가게가 아니라, 사람의 기억 한편에 오래 남아 있는 곳이 된다는 것.

오랜 시간 장사를 하며 저희 가족이 받은 가장 큰 선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마장동숯불구이는 특별한 날에만 찾아오는 가게보다는 평범한 어느 저녁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가게였으면 합니다.

“오늘 마장동 갈까?”

퇴근하고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싶은 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고기 한 점에 술 한잔하고 싶은 날, 문득 생갈비가 생각나는 날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경주를 여행하다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께는 조금 다른 경주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인터넷이나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종종 “경주에는 생각보다 먹을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경주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저희가 알고 있는 경주는 조금 다릅니다.

황리단길의 상가와 거리 전체를 따라 많은 관광객이 걸어가는 모습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황리단길 사진 · 경주시정뉴스
노을이 물든 하늘과 대릉원의 푸른 능
대릉원, 해가 저무는 시간

경주는 아주 오래된 관광도시이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봄의 벚꽃과 여름의 푸른 능,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고즈넉한 풍경까지 여행자가 좋아할 만한 모습이 참 많은 도시입니다.

다만 경주는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과 지역 사람들이 생활하는 동네가 어느 정도 나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경주 사람들이 평소 가족과 저녁을 먹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오랫동안 단골로 다니는 식당들은 유명 관광지 한가운데보다 주택가와 생활권 곳곳에 자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화려한 간판도 없고 여행책에 크게 소개되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같은 음식을 만들어온 가게들이 있습니다.

저희 마장동숯불구이도 그런 경주의 동네 식당 가운데 하나이고 싶습니다.

황리단길과 대릉원의 예쁜 풍경도 좋고, 보문단지의 넓은 호수와 계절마다 달라지는 관광지의 모습도 좋습니다.

하지만 경주에 며칠 머무르신다면 하루쯤은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나보셔도 좋겠습니다.

경주 사람들이 사는 동네를 걸어보고, 오래된 골목을 지나 지역 사람들이 평소 저녁을 먹으러 가는 식당을 찾아보세요.

관광지에서 만나는 경주와는 또 다른, 조금 더 평범하고 생활에 가까운 경주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날의 저녁 식사 한 끼가 마장동숯불구이라면 저희에게는 더없이 감사한 일입니다.

음식은 화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고기를 고르고 손질하는 일부터 양념을 만들고 반찬을 준비하는 일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 하려고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 기본이 결국 한결같은 맛을 만든다고 믿습니다.

어제 오신 손님께 내어드린 음식과 오늘 처음 찾아오신 손님께 내어드리는 음식이 다르지 않도록 하는 것.

오랜 단골손님이 몇 년 만에 다시 찾아오셔도 “그래, 이 맛이었지”라고 기억해 주실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오래된 식당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주본점과 황성점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음식을 대하는 마음만큼은 같습니다.

좋은 고기를 제대로 손질하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손님께 내어드리는 것.

마장동숯불구이가 오랫동안 지켜온 가장 단순한 원칙입니다.


1983년 중앙시장의 작은 식육점에서 시작된 일이 어느새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희 가족만 나이를 먹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게를 찾아주시던 손님들도 부모가 되고, 아이들이 자라고, 또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의 한편에 저희 가게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도 오래 다녀주신 손님께는 변함없는 가게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 찾아주신 손님께는 다시 한번 생각나는 가게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릴 때 부모님이랑 자주 가던 고깃집이 있었는데.”

하고 기억할 수 있는 가게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있음에도 오랜 시간 마장동숯불구이 경주본점과 황성점을 찾아주신 모든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제 찾아주셔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같은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장동숯불구이 가족 일동